[슬기로운 화폐생활] 23. 비트코인 ETF

지난 슬기로운 화폐생활에서 이번 달 비트코인 상승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는 ‘비트코인 ETF’에 대하여 이번에는 좀 더 자세하게 다뤄보고자 합니다. ETF란 무엇이고, 비트코인 선물 ETF의 출시가 암호화폐 업계에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하셨던 분들이 계셨다면 이번 슬화생을 꼼꼼히 읽어보세요!

ETF란
상장지수펀드(ETF)는 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로, 특정 주가지수와 연동되어 움직이는 주식상품의 일종입니다. 일종의 세트상품이라고 이해하시면 조금 더 쉬운데요, ETF를 매수한다는 것은 1가지의 주식에만 100%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A 주식 20%, B 주식 15%, C 주식 8% 이런 식으로 10종 이상의 주식을 세트처럼 묶어서 구성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운용사에서 선별한 우수한 주식에 분산하여 투자한다는 점에서 비교적 안전하고 트렌드를 파악하기에 좋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증권사에서 어떤 테마로 ETF 상품을 만드느냐에 따라 다양한 특징을 가진 ETF들이 출시되는데요, 예를 들어 나스닥이나 코스닥처럼 주식시장의 큰 범위를 따라가는 ETF도 있고, 반도체, 친환경, 자율주행 등 유망한 기업들만 모아서 투자하는 테마형 ETF 등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어떤 ETF가 출시되느냐를 지켜보는 것은 그 시기의 투자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죠. 비트코인 ETF의 출시에 많은 기대가 모였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ETF가 출시되었다는 것은 곧 암호화폐가 대세 트렌드로 인정받았다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
나스닥에 비트코인 ETF를 출시하기 위한 시도는 최근의 일이 아닙니다. 이미 2017년부터 발키리(Valkyrie), 인베스코(Invesco), 프로셰어스(Proshares) 등 미국의 메이저 자산운용사들이 도전을 거듭했지만 항상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지 못했습니다. (올 2월에 캐나다에서 최초로 비트코인 ETF가 출시된 바 있으나, 금융의 중심 미국에서 출시되는 것에 비해서는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 마침내 이번 달 19일에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정식으로 비트코인 선물 ETF가 BITO라는 티커로 상장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비트코인의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으며, 20일에는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번에 승인된 비트코인 ETF인 BITO는, ‘현물’ 이 아닌 ‘선물’을 따라가는 상품이라는 점을 짚고 가야합니다. ‘현물’은 실제 비트코인의 가격을 추종하는 것이고 ‘선물’은 미리 비트코인의 가격을 정해두고 매매를 하기로 하는 계약을 추종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선물 ETF’가 비트코인의 시세에 미치는 영향은 ‘현물 ETF’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상장 첫날 약 10억 달러의 높은 거래액을 자랑하며 4.9% 상승 마감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지만요. 또 국내에서도 암호화폐와 관련 있는 주식들이 강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추가 상장 가능성은?
프로셰어의 ‘BITO’에 이어 반에크의 ‘XBTF’와 발키리의 ‘BTF’도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역시 ‘비트코인 선물 ETF’라는 아쉬움이 있으나 이것만으로도 비트코인이 가지는 위상이 크게 상승했다는 사실은 명백합니다.

관련하여 많은 전문가들과 증권사가 의견을 밝히고 있지만 ‘현물’ ETF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있으며, 선물 ETF가 출시된 이상 현물 ETF의 출시는 시간문제라는 의견과 SEC가 현물 ETF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는 의견이 갈리고 있으며 아직 현물 ETF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은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 단계가 있듯 이렇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 보면 그동안 어려울 것이라고 여겨졌던 것들 것 결국에는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선물 ETF는 물론 이더리움 ETF의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올라가고 있어 당분간 암호화폐 시장에는 훈풍이 불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바람으로 슬기로운 화폐생활 23편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