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화폐생활] 17. 블록체인과 이색조합

블록체인의 쓰임새가 다양하다는 점은 이미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슬기로운 화폐생활 이전 편에서는 블록체인이 각각 예술, 스포츠, 부동산, 게임 등의 분야에서 어떻게 접목되어 왔는지 소개드린 바 있는데요, 이번에는 보다 색다른 만남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블록체인이 이런 곳에도 쓰인다고? 하는 반문을 절로 나오게 하는 재미있는 쓰임새를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블록체인과 청송사과

평화로운 농촌 마을을 떠오르게 하는 1차 산업의 산물 청송사과와 4차 산업을 이끌어나가는 신기술 블록체인을 나란히 배치하니 이질감과 동시에 궁금증이 밀려옵니다. 작년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판매된 모 과수원의 사과에는 QR코드가 부착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이 QR코드를 스캔해보면 사과가 내 손안에 들어오기까지의 이력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명 '블록체인 사과'라 불리는 이 사과에는 어느 지역의 어느 농부가 생산하였고 어떻게 보관되었는지는 물론 유통 이력에 대한 정보까지 담겨 있어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실제로 해당 사과는 굉장히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악 12만 kg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판매고를 올렸다고 합니다. 각종 유통/식품 회사들이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 먹거리 관리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멀지 않은 미래에 다른 제품에서도 유통 이력이 공개된 안심 먹거리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중한 내 한 표를 지켜주는 블록체인

투표는 참으로 중요한 행사입니다. 우리 지역을 책임질 정치인을 뽑는 투표는 물론, 어떤 업계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인물에 대한 투표, 내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의사결정을 위한 투표 등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투표를 접하게 되는데요, 모든 투표가 공정하고 깨끗하게 이우어진다면 참 좋겠죠. 올해는 한국방송대상의 시청자 투표와 서울 드라마 어워즈 2021에서 투표 내역을 블록체인에 기록함으로써 조작의 의혹을 차단한 남다른 투표를 진행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투표 결과에 대한 의혹이 적지 않게 불거져 나오곤 하는 요즘이니 블록체인 기술에 힘입어 보다 믿을 수 있는 투표가 가능하다는 것이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기부금 관리도 투명하게

선의로 기부를 하면서도 내심 내 기부금이 정말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 걸까, 하는 의구심을 품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간에서 엉뚱한 사람들의 배만 불렸다는 보도가 종종 나오기 때문에 합리적인 의심입니다. 하지만 기부와 블록체인이 만나면 이러한 걱정 또한 해고될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2021 블록체인 확산사업' 중 한 프로젝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기부내역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 이력을 기부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다음 달 출시 예정이라고 하니 평소 기부에는 관심이 있지만 믿을만한 루트를 찾지 못해 고민 중이었던 분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소식일 것 같습니다.

 

점점 블록체인 기술이 우리 생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나날입니다. 또 어떤 예상치 못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보다 편리하고 투명한 운영으로 개선해나갈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블록체인 시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