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화폐생활] 32. 지금 우크라이나는


설마 했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전세계가 놀랐습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 움직임에 반발하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대규모 병력을 집중시켰습니다. 이 전쟁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이 러시아를 외교적,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사태가 빠르게 해결되기를 바라며, 이번 슬기로운 화폐생활에서는 전쟁 중 암호화폐가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 알아봅니다.


비트코인이 상승한 이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전세계의 주식시장은 큰 하락장을 맞이했습니다. 암호화폐 역시 크게 하락했지만 약 일주일 후에는 오히려 시세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 이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인들이 암호화폐를 매수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EU는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기 위해, 러시아를 국제결제 시스템(SWIFT : 전세계 200개국 1만개 은행이 참여하는 달러 결제망)에서 퇴출시키는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국정 화폐인 루블화의 가치는 30%나 폭락하고 말았습니다. 수많은 러시아인들이 가치가 떨어진 루블화를 대신할 화폐를 찾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사들였고 이는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가져왔습니다. 또한, 침공을 받아 경제가 불안정해진 우크라이나에서 보다 안전한 디지털 화폐로 자산을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 더욱 비트코인의 시세를 끌어올렸습니다. 안전성 논란에 시달려온 암호화폐지만 전쟁이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는 점이 아이러니합니다.

 

다만 이러한 양상을 본 미국에서 암호화폐가 러시아의 경제 제재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며 규제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현재는 3월 초 4만 달러 중후반까지 올라갔던 비트코인의 시세가 다시 3만 달러 후반으로 내려온 상황입니다.


암호화폐의 활약
이러한 혼란 속에서 암호화폐는 그 장점을 십분 발휘하며 따뜻함을 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침략 다음날, 우크라이나 정부의 공식 트위터에는 모금을 위한 2개의 암호화폐 지갑 주소가 공개되었습니다. 하나는 군수물자를 확보할 자금을 위한 모금용 지갑이고, 다른 하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대피와 생활을 지원할 모금용 지갑이었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도지코인 등의 암호화폐를 사용하여 우크라이나 정부에 기부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 1억 달러를 상회하는 기부금이 모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우크라이나에 암호화폐를 기부하는 경우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전시에 암호화폐로 기부를 받는다는 것은 큰 장점을 가집니다. 각국의 정부에서 보내는 지원금은 여러 절차를 필요로 하는 관계로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누구나 즉각적으로 보낼 수 있으며 타국에서 받는 경우에도 즉시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분일초라도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전시에 빛을 발합니다. 또한 익명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특정 국가의 통제, 이념, 가치와 부딪히는 경우에도 자신을 노출하지 않고 안전하게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자 암호화폐가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는지가 새롭게 부각되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빨리 이 전쟁이 종결되어 다시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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