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화폐생활] 06. CBDC편

중앙은행이 만드는 디지털 화폐 

 

CBDC의 개념 

최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뉴스를 접하면서 많이 들리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CBDC라는 영어 약자인데요, 이는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일컫는 말로 한 국가의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의미합니다.

 

요즘 왜 이 단어가 많이 언급되고 있는가 하면, 전세계적으로 CBDC를 연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이미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각종 국제기구와 MIT 등과의 협업을 통해 몇 년째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올 8월부터 CBDC 모의 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현재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개 입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과연 어떤 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될 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CBDC를 발행하는 이유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가치를 보증하는 법정화폐라는 점에서는 기존의 종이화폐와 동일하지만, 손에 잡히는 종이 형태가 아니라 디지털 상에만 존재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디지털 화폐에 속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는 점에는 암호화폐의 성격도 일부 가지고 있습니다. 종이화폐의 ‘공신력, 안정성’과 암호화폐의 ‘투명성, 보안성’이라는 장점만 뽑아놓은 화폐인 셈입니다. 

 

이를 발행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카드나 휴대전화에 내장된 결제 시스템의 사용이 일반화된 요즘, 종이화폐는 실용성이 매우 떨어지는 데에 비해 제작, 발행, 관리, 폐기 비용도 큽니다. 2019년에는 손상된 화폐를 폐기하고 재발행하는 데에 무려 900억원이라는 비용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CBDC를 사용하게 된다면 이러한 제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CBDC는 자금의 출처와 이동을 명확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 세탁이나 범죄 등을 추적하는 데에도 훨씬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 소외계층이 많지 않지만, 금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해외의 국가들에게는 CBDC를 통해 ‘금융 포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CBDC가 미치는 영향 

중앙은행이 발행하여 가치를 보장하는 CBDC는 암호화폐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실체가 없다는 점을 보완해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CBDC를 통해 타 암호화폐를 받아들이는 일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아직은 CBDC의 발행과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은 상황이지만, 향후의 화폐시장이 어떤 양상을 보일 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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